Monday, February 28, 2011

어느 날 밤, 깊은 바닷속에 - 보이토, [메피스토펠레]

어느 날 밤, 깊은 바닷속에

괴테의 시극(詩劇) [화우스트 (Faust, 파우스트)]를 원안(原案)으로 하여 무대화한 작품은 많다. 그러나 제2부까지 넣은 일은 드물다. 보이토가 바그너 음악의 영향 아래(그는 바그너 악극을 이탈리아어로 번역했다.) 다른 작곡가들과는 색다른, 깊이 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했다. [메휘스토휄레(Mafistofele, 메피스토펠레)]는 대담한 수법과 극적 통일을 꾀한 웅대(雄大)한 역작(力作) 오페라이다. 그러나 밀라노 초연판은 하룻밤 상연하기에는 너무 길어서, 결국 오늘날 흔히 공연되는 볼로냐 개정판에 낙착하게 된다. 보이토는 오히려 오페라의 유명 대본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퐁키엘리(Amilcare Ponchielli)의 [라 죠콘다 (라 조콘다, La Gioconda)], 베르디 만년의 걸작 [오텔로], [활스타후(Falstaff, 팔스타프)]의 대본을 쓴 사람이다.



괴테의 원작에 가장 충실한 오페라
보이토의 [메휘스토휄레]가 숱한 [화우스트]를 소재로 한 작품 중에서 가장 원작에 충실하다고 말하는 것은 괴테의 희곡을 제2부까지 오페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오페라의 주역은 메휘스토휄레이다. 과연 구노의 [화우스트]의 메휘스토휄레스와 비교하면 이쪽이 훨씬 악역(惡役)이다. 구노식의 메휘스토휄레스는 마치 신사처럼 활발하게 나타난다. “허리에는 칼. 깃털 달린 모자를 쓰고 지갑은 두둑해, 어깨에는 멋진 망토를 걸치고 있어, 말하지면 정말 신사인 셈이다.” 이에 비하면 보이토의 메휘스토휄레는 나쁜 천사이다. 유명한 휘파람의 아리아 ‘나는 악마다!’로 자기소개를 하지만 꽤 까다롭다. “나는 악마다. 별이건 꽃이건, 언제나 모든 것을 부정(否定)한다. 내 비웃음과 적의(敵意) 덕분에 창조주는 쉴 날이 없다. 내 소망은 무(無)이다. 즉 창조물의 완전한 파괴이다.” 보이토의 메휘스토휄레는 음악이라는 면에서도 기괴(奇怪)하여 넓은 음역(音域)이 요구된다. 보이토는 베르디와는 완전히 다른 미학으로 작곡을 했으나 베르디가 발전시킨 성격적인 베이스 역의 영향을 받았음은 틀림없다. 16세기의 독일과 고대 그리스이다. 천상(天上)의 세계에서 악마 메휘스토휄레가 늙은 철학자 화우스트를 유혹할 것을 도전(挑戰)적으로 선언한다.

[제1부] 부활절의 일요일에 후랑크후르트의 거리에 내려온 메휘스토휄레는 화우스트를 발견하고 무엇이든 소원을 말하라고 설득한다. 화우스트도 “잃어버린 청춘의 아름다운 순간을 얻을 수 있으면 죽어도 좋다”고 계약을 한다. 청년의 모습으로 엔리코가 되어버린 화우스트는 아름다운 아가씨 마르게리타에게 접근한다.

괴테의 [파우스트] 미국판에 삽입된 삽화 (Harry Clarke의 그림, 1925년 작)

그의 달콤한 말에 그녀는 수면제를 어머니 마르타에게 먹이고 밀회를 거듭한다. 을씨년스러운 악마들의 향연이 열리는 밤에 쇠사슬에 묶인 마르게리타의 환영(幻影)이 나타난다. 화우스트가 본 환영이 현실이 되었다. 그녀는 어머니를 죽인 죄와 화우스트와의 사이에 낳은 갓난애를 죽인 죄로 투옥(投獄)되어 착란상태에 놓인다. 그녀를 구출하려고 스며든 화우스트의 팔에 안겨 숨을 거두고 천상에 구제(救濟)되어 간다.

[제2부] 고대 그리스의 달빛이 눈부신 어느 강가에서 미녀 헬레나와 중세 기사(騎士) 모습을 한 화우스트가 도취적(陶醉的)인 사랑 노래를 부르고 있다. 후랑크후르트의 화우스트 서재(書齋)에 메휘스토휄레가 다시 나타난다. 유혹하려고 하지만 들은 척도 않고 화우스트는 성서를 들고 조용히 숨을 거둔다. 천사들이 장미 꽃잎 비를 뿌려 장례를 치른다. 패배한 악마는 휘파람을 불며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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