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February 28, 2011

이 세상이 덧없음을 아시는 분 - 베르디, [돈 카를로]

이 세상이 덧없음을 아시는 분

교회의 정치 개입, 종주국 스페인의 탄압에서 해방을 꾀하는 훌랑드르(플랑드르, Flandre)의 신교도에 대한 스페인 황태자의 공명(共鳴) 등 16세기 유럽의 정치사를 배경으로 하여, 스페인 황태자 돈 카를로와 사랑하면서 그 아버지 휠리포 2세와 정략결혼을 하게 된 불란서의 왕녀 엘리자베타가 겪는 비극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또 복잡하게 얽힌 사랑과 미움의 드라마로 만드는 것은, 왕비를 모시는 여관(女官)이며 국왕의 애인, 황태자를 은밀히 사랑하는 에볼리 공녀(公女)[여기까지가 역사상의 실존 인물]과 또 한 사람인 원작자 쉴러(Schiller)가 자기 사상의 대변자로 등장시킨 포자(Posa)의 후작인 로드리고이다. 이러한 역사극 속에서 음악의 힘으로 인간관계의 다양하고 복잡한 모양을 부각시키는 것은 베르디의 특기이다. 베르디가 53세 때 빠리(파리, Paris)의 제2회 만국 박람회(1867)를 위해 작곡한 이 작품 [돈 카를로]는 1867년 3월 11일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불란서인이 좋아하는 취향에 맞추어 발레와 합창이 들어간 그랜드 오페라 형식의 5막극이었으나, 그후 불란서어를 이탈리아어로 바꾼 4막의 개정판(1884)을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1886년 삭제했던 제1막을 살리고 오케스트레이션도 고쳐서 5막의 제3판을 남겼다.



음악의 힘으로 인간관계의 다양하고 복잡한 모양을 부각시키는 역사극
1560년대의 스페인이다. 전왕(前王) 카를로 5세의 무덤이 있는 마드리드의 산 쥬스트 수도원의 이른 아침에 왕자 돈 카를로는 약혼녀였던 엘리자베타가 지금은 아버지 국왕의 왕비가 되어버린 데 대한 분노와 슬픔을 친구 로드리고에게 알린다. 왕비의 여관(女官)인 미모(美貌)의 에볼리는 남몰래 돈 카를로를 사랑하며 그 뜻을 편지에 적어 보낸다. 그러나 그의 마음이 왕비에게 가 있음을 알고 국왕과 밀통(密通)하며 왕비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알린다. 구교도(舊敎徒)인 스페인 왕은 신교도가 많은 훌랑드르 지방을 탄압한다. 그러나 동정적인 로드리고는 왕에게 사태의 심각함을 직언하고 그에 찬동하는 돈 카를로가 왕에게 간언하지만 왕은 오히려 왕자를 감옥에 넣는다. 책임감 때문에 돈 카를로를 구출하기 위해 감옥에 침입했으나 왕의 부하에게 습격을 받아 돈 카를로에게 훌랑드르의 장래를 부탁하며 숨을 거둔다. 마지막 막은 산 쥬스트 수도원이다. 돈 카를로는 엘리자베타에게 마지막 이별을 고하고 훌랑드르로 떠나려고 한다. 그 때 국왕과 종교 재판장 일행이 나타나 불의(不義)의 현장을 포착했다고 하며 왕자를 처형하려 하나, 마침 선왕의 묘가 열리고 일동이 꿇어 엎드리자 왕관을 쓴 수도사가 돈 카를로를 어디론가 데리고 사라진다.

[돈 카를로]는 16세기 유럽의 정치사를 배경으로, 왕자 돈 카를로를 사랑하나 그의 아버지인 왕과 정략결혼한 여인의 비극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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